10여년전 가을 우연히 참석하게 된
“산악인 박영석 음악회”
선후배 산악인들이 모여
안나푸르나 산기슭에 묻혀 있는
산악인 박영석의 정신을 기리자는
자리에 참석해 기분 좋게
박영석을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인들의 실력도 출중했고
장르도 다양했다
국악, 팝송, 알프스 호른과 요들,
산 노래, 그를 추모하는 노래 등
Harmony도 좋았다
그리고 겉으로만 알았던
산악인 박영석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됐고
더욱 궁금해지게 되었다
당연 돌아와
기사도 뒤지고 동영상도 뒤지고 하면서
다시 그의 육성들을 듣게 되었다
음악회 2년전
뉴스에서 듣게 된 안타까운 소식
“산악인 박영석씨,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
밥 먹다 고도 집중
“어? 뭐야? 실종됐다구?”
지금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고 한다
산악인 박영석은 고인(?)이 되었으나
동료, 선배, 후배들이 그를 잊지 못해
일년 전에는 추모 음악회를 열어 주었고
지금부터 추모는 그만하고
그의 정신을 기리자는 의미에서
『박영석 음악회』라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산악인 박영석의 정신은 무엇인가?
박영석 대장의 실종소식이 전해진 그날 밤
TV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은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가끔씩 등뒤에서 들려오는 그의 육성
“실패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실패할까봐 도전하지 않는 것이 두렵다”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등정하고 난 뒤
그가 한 말은 더욱 찡하다
“세상의 주인은 따로 없다
도전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다”
그날 음악회 첫 코너에서
살아 생전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의 행동과
그의 육성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때때로 삶의 연속성 보다
정지성에 더욱 매료될 때가 있다
오랜 기간 지나온 뒤 알게 되는 은은한 느낌
잔잔하지만 거기서 얻는 깊이 있는 터득
이런 연속에서 오는 배움도 있지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순간 느끼는 끌림
무언가를 보았을 때 순간 느끼는 쏠림
무언가를 깨달을 때 순간 느끼는 울림
바로 이 정지된 순간
아주 짧게 느끼는 초감각적인 전율
이런 진도 9.9의 찰나에서 오는 쾅~함에
더욱 매료되곤 한다
그날의 만남도 이런 느낌이었다
산악인 박영석에게
도전은 무엇인가?
실패라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픈 성취감?
꼭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삶! 그 자체가 도전임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진정한 승리는
처절한 실패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세상의 주인이라는 의식은
사람을 겸허하게 만드는 내어줌이다”
결국 산악인 박영석은
많은 실패 속에서
세상의 주인은
우리 모두임을 알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자신을 향해
사자후獅子吼를 던진 것이다
“도전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다.”
도전하라!
도전 자체가 삶이다!
常常
(2013.10.17)